2008/10/11 01:41

우즈베키스탄 여행 나흘째

 

어떻게 일어나나 고민했지만 어째 눈이 떠졌던 06 20.

어째저째 씻고서 나갔더니 가이드 아저씨와 운전기사 아저씨가 호텔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까지는 400km가 넘는다고 하고 네 시간에서 네 시간 반이 걸린다고 했다.

 



타슈켄트 시내를 벗어나자 마자

좌우로 끝도 보이지 않는 광야가 펼쳐져 있었다.

한 방향으로 곡선 없이 쭉 뻗어있는 고속화 도로와 좌우로는 넓은 목화밭과 옥수수밭이 자리잡고 있었다. (옛 소련 때에도 우즈베키스탄이 목화 생산은 가장 많았다는...)

곳곳에서 아무렇게나 풀을 뜯는 소, , , 당나귀도시를 벗어난지 얼마나 된다고 갑자기 광활한 풍경이 펼쳐지자 창 밖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끔가다 검문소 같은 곳을 지나면서 아무 이유 없이 경찰이 차를 세우자 가이드 아저씨의 한마디… ‘여기 경찰들은 도둑놈들이에요…’ 뒷돈을 받으려고 난리를 친다는 것이다.

도로 포장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파여있고, 아스팔트로 땜빵을 해놓아 고속 주행을 하는 차는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지나가다 사고로 운전석이 사라진 차를 보고 놀라는 무렵에 가이드아저씨의 말… ‘우리나라는 보험이 없어요~ 운전사 죽었을거에요~’ ㅎㄷㄷㄷ

 



타슈켄트를 벗어나 두 시간 이상을 달렸을 무렵부터 주변에 밭은 사라지고 사막과 같은 광야가 펼쳐졌다.

그 무렵에는 길에서 과속 단속하는 경찰도 거의 보이지 않고, 길은 더 거지같아지고

잠깐 졸다가 깼더니 사마르칸트에 가까워졌다.

어느 모래산 사이를 지나는데 정면에 보이는 산에 어쩌고저쩌고 사마르칸트 2750 이라는 글씨가 써있었다.

2750년이 된 도시

정말 기대가 많이 됐다.

우즈베키스탄 두번째 도시로 인구는 50만 정도.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징기스칸에 의해 패망할 때까지 그 성세를 이어왔다고 한다.

엊그제 동상으로 봤던 Amir Temur 왕이 원래 살았던 동네이기도 하다는데 자세한 것은 웹 서핑으로 공부해라.

 

사마르칸트에 도착하자마자 아침도 굶은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러갔다.

우즈벡 전통 빵은 리뾰스카라는 것인데 커다란 토기 내부에 장작으로 불을 피우고, 빵 반죽을 토기 내벽에 붙여 굽는다고 한다.

타슈켄트 리뾰스카는 잘 찢어지지 않고 내부가 부드럽게 부풀어 있는 반면 사마르칸트 리뾰스카는 잘 찢어지는 편인데 내부가 꽉 차있어 씹을 때 좀 질기다.

그냥 꼬치로 알고 먹었던 놈은 샤실릭이란 건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소금, 후추 등의 향료를 뿌려 바비큐로 구운 음식이다.

 



뭐를 시켰는지 가이드 아저씨가 이것저것 종업원에게 불러주었고, 티백에 Mahad라고 써있는 홍차가 나왔다.

설탕을 탔는지 약간 달콤하고, 레몬을 넣어서 상큼하기도 한게 따로 국물이 없이 음식을 먹는데 괜찮았다.

샐러드가 나왔는데 이놈들은 그냥 풀에다 소금을 뿌려서 먹는게 제일 일반적인 것 같다.

토마토, 오이, 쪽파, 열매 같은데 맛을 보니 무 같았던 뻘건거, 그리고 산초(향채)와 뭔지 모를 풀.

산초와 이 풀을 가이드 아저씨는 한국사람은 못먹는다고 따로 옮겼지만

산초야 뭐 챙겨 먹지는 않아도 태국에서 이미 적응 완료한 놈이고, 다른 풀은 파슬리 비슷한 맛에 나름 괜찮았다.

양배추에 견과류가 뿌려진 달짝지근한 샐러드와 햄과 여러 야채가 들어간 샐러드가 나왔다.

이것들을 리뾰스카와 함께 먹고 있는데 계란 완자탕 같은게 나왔고, 잠시후 양고기와 돼지고기 샤실릭이 나왔다.

샤실릭은 경쟁하며 먹느라 찍을 여유가 없어 이번엔 패스.

 



식사 후 구르에미르라는 티무르 왕의 묘지를 갔다.

믿기 힘든 가이드 아저씨의 말에 따르자면 건물이 1405년에 지어졌다는데 보수공사를 하느라 정문은 이리저리 쇠파이프로 얽혀있었다.

정면에서 사진을 찍고 문 안으로 들어가 좌측에 위치한 문으로 들어갔다.

별거 없었지만 입장료는 내는 듯

 

묘실 같은 곳에 들어갔는데 여기는 사진촬영 금지.

지키고 있는 아줌마한테 뒷돈주면 찍을 수 있다는데 별 관심 없어 패스.

관이 일곱개 정도 있었고, 검은 색 티무르 왕의 관을 중심으로 일가의 관이 모여있었다.

내부는 번쩍거리는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고, 건축 당시 12kg의 금을 발랐단다.

특이한 나무기둥 같은 것이 한쪽에 있어 물어보니 꼭대기에 달려있는 털뭉치 같은 것이 Amir Temur 왕이 타던 말 꼬리털이란다.

원래 Amir Temur왕이 티무르 제국을 만들었다는데 이 양반이 지금의 러시아 영토까지 먹고 그래서 소련때는 나쁜 왕이라고 교육했다고 한다.

그러다 독립 후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자신들의 왕으로 다시 받들면서 명예회복이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유적들의 상태나 양이 우리나라 조선시대 유적만도 못하다...

 



밖으로 나와 정면에 보이는 모스코(사원)’을 멀리서 한번 보고, 무슬림 교육기관이 있었고 각종 공공 집회가 있었다는 레기스탄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레기스탄 광장은 정면에서 봤을 때 좌측에 울루그베르 메드레세’, 우측에 시르도르 메드레세’, 중앙에 티라카리 메드레세라는 건물이 자 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웹서핑에 따르면 각각 지어진 시기는 다르고, 각각 문양이 다르다는데 알아서 뒤져봐라 난 모르겠다...

얘들은 타일/모자이크 장식이 발달해 웬만한 건물은 다 화려하다.

첨탑에 올라갈 수 있단다. 뒷돈만 주면... -_-) 안올라갔다.

현재 내부는 그저 기념품 가게로만 채워져 있었고, 울루그레브 메드레세와 시르도르 메드레세를 돌아본 후 중앙은 스킵.

 



처음 들어간 울루그레브 메드레세의 기념품 가게를 돌던 중 어떤 쪼매난 엘프급 소녀가 쪼로로 뛰어오며 안뇽하쎄요~’ 하며 지네 가게로 쪼로로 뛰어 들어간다.

들어가줘야지

후달리는 한국말… ‘손으로~ 만든 거에요~’, ‘건강에~ 좋아요~’ 등등

세라믹이라고 부르는 도자기 몇 개 사주고 대놓고 사진을 찍었다.

애가 16살이라는데 조명이 그래선지 영 아줌마 같이 나왔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다음 건물인 시르도르 메드레세로 이동.

거기도 똑같이 기념품만 판다.

이놈들은 문화유산이라는 건물을 그냥 기념품점으로 탈바꿈시키는 무지막지함을 보여줬다.

뭔 모스코라고 들어가도 기념품

내부에 뭔가 유산이든 뭐든 있는 곳이 없다. 죄다 기념품점

 

이즈음 건물로 안내만 하고, 먼저 들어가라고 해놓고 본인은 입장권 가격 쇼부치고 있는 가이드에게 물었다.

사마르칸트 자주 오냐고

1년에 두어번 온단다.

보통 때에는 한국에서 온 골프관광객을 가이드 한다는

우즈벡에 꼴랑 하나 있다는 골프장에 관광 와서 낮에는 골프치고 밤에는 유흥이란다.

역시 한국인대단해

그러면서 우즈벡 여자 함 먹어야죠~’ 하며 은근히 꼬시는 아저씨나중에 들으니 전주 김씨란다. ㅋㅋ

 

우즈벡 고려인이란 일제 강점기에 연해주로 도망간 조선족과 비슷하나 블라디보스토크로 도망갔다가 소련의 강제이주로 우즈벡까지 쫓겨 황무지를 개간하며 약 4대를 살아온 사람들

 

우즈벡의 밤문화를 물어보자 룸사롱과 사우나로 나뉜다고 했다.

룸사롱은 한인들이 해먹고, 사우나는 고려인이 해먹고.

이슬람국가라 그런 유흥은 완전 불법인데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절대 못한단다.

오직 드높은 기상의 우리 한민족만 할 수 있다는에효쪽팔려

 

레기스탄 광장을 떠나 비비하눔 성원으로 갔다.

우리 가이드 아저씨는 영 허접스러워서 이렇게 말했다.

‘Amir Temur 왕이 제일 좋아했던 왕비 묘에 갔다가 앞에 모스코 보죠~’

모스코는 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레기스탄 광장에서 차로 2~3분 거리에 위치한 비비하눔 성원.

일단 길 건너에 있는 묘 하눔의 무덤앞에서 사진 한방씩 박아주고, 너무 거대한 비비하눔 성원은 그냥 이곳 저곳에서 찍어놓는 수 밖에

여행 마지막 날 들렀던 Amir Temur 박물관 안에서 이 비비하눔 성원이 어떤 곳인지 알았다는

그나마도 모형들 속에서 대충 짐작한 바로는 이 성원 가운데에 거대한 코란이 있었고, 그 코란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었으니

게다가 웹서핑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Amir Temur가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성원을 짓겠다고 다짐하여 만들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란인 오스만 코란이 그곳에 있었다는

도대체 가이드가우린 암것도 없다길래 들어가보지도 않았다. -_-);;

 

사마르칸트를 나오면서 아프로시압 고고학 박물관을 들렀다. (당연히 웹서핑으로 이름을 알아냈다.)

물론 가이드 아저씨는 가는 길에 박물관 한번 들렀다 갈까요?’ 가 전부였다.

박물관 내부 사진촬영은 금지라 그냥 대충 돌아봤다.

무슨 박물관이 내부에 불도 안 켜놓냐.

글씨도 러시아어인지 알아보지도 못하겠고, 대충 보니 석기시대? 청동기? 뭐 그런 시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지막에 한 방을 들어갔는데 실제 벽화를 가져다가 전시해 놓았는데 보존상태가 영 그지

언제 찍어놓았나 모를 사진에는 뚜렷하게 나와있는 그림들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그 때 우리 가이드아저씨 아는거 하나 생겼다.

그림에 고려? 고구려? 왕이 왔단다! 세상에… ;;;

대충 찾아서 보니 고려 사신이 왔던 것을 그려놓은 것 같은데 좌측에 중국사신 한 다섯 명 있고, 그 옆에 고려사신 두 명 있는 그림이었다.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어째 저째 하다가 고려 사신이 갔던 모양인데가이드가 뭐 아는게 없다.

 

박물관을 나와서 다시 타슈켄트로 가는 길.

400km를 달려와서 다시 기름을 채워야 하는지 주유소를 들어갔다.

기름도 종류가 여러 개인지 숫자들이 조금씩 달랐다.

그런데 주유소에기름이 없다고그냥 가란다. ;;; 아니 산유국이라며!!!

다시 한참을 가다가 주유소에 들었는데이젠 더 가관이다.

기사아저씨, 가이드아저씨 둘다 시동 끄더니 밖으로 나간다.

만탱크를 찍어달란 것 같은데 가이드아저씨는 메타 올라가는 것 쳐다보고 있고, 기사아저씨는 기름 지대로 넣는지 확인하고 있다. (기름도 넣으면서 속이나??)

다 넣은 것 같은데 기사아저씨가 또 뭐라고 소리지르며 키를 꽂더니 on으로 돌린다.

연료 게이지가 슬슬 올라가는데 정말 끝까지 가는지 확인한다!!! 어이가 없어서

 

승용차야 대우차들이 많아서 시내에서는 잘 몰랐는데 트럭이나 오래된 차에서는 정말 시커먼 매연이 뿜어져 나온다.

에어컨도 안틀고 창문 열고 다닌 우리는 정말 그날 하루에 한국에서 몇 년 마실 매연은 다 마신것 같다.

다행인지 배기구가 차도 쪽으로 나와 있어서 사람들은 좀 덜하겠지만 창문 속으로 뿜어져 들어오는 매연은 정말 징했다. ;;

 

또다시 네시간을 달려 타슈켄트로 들어와 한국음식점을 찾았다.

제목은 가마솥’ (?)

한인이 장사하는 가게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돈 많고 할 일없는 한인 아저씨들 골프 이글쳤다고 옆 방에서 축하파티하고 계시고

사골우거지국을 시켰는데 역시 김치찌개처럼 재료의 영향이 덜한 음식이라 그런지 다진 마늘과 다대기, 소금을 따로 담아왔는데 간 맞추고 마늘 넣고 하니 상당히 맛있었다.

반찬도 한국의 김밥XX 류 분식집과 비슷할 정도였고

역시 배고파서 순식간에 쳐먹고 일어나느라 사진은 없다.

 

숙소로 들어오며 운전만 죽어라 하고 고생했을 기사아저씨는 팁으로 10불 주고, 가이드아저씨는 한 것도 없으니 4불만 주라고 메모를 보여줬는데 이놈이 헷갈렸나 반대로 줬다. ㅋㅋ

불쌍한 기사아저씨

 

역시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놓고 피로를 풀고, 룸 서비스로 샤실릭을 시켜 한국에서 가져간 소주 한 병(640ml)을 같이 마시고, 짐을 꾸렸다.

 

마지막 날은 10시에 체크아웃 하고 타슈켄트 관광일정

 

사마르칸트를 다녀오며 느낀 것은정말 단체여행으로 가서 가이드를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거나 본인이 미리 사마르칸트 정보를 가져가 여기가자 저기가자 요구해야 한다.

이 글을 쓰고, 정리하면서 정보들을 찾아보는데 어이가 없다.

‘샤히진다’라는 유명한 묘지, ‘울르그 베크 천문대’, 그리고 밖에서만 봤던 비비하눔 사원, 성경에 나오는 다니엘 무덤…

이런 곳은 존재도 모르고 다녀온 것이다.

어찌나 못 미더웠으면 마지막 날 Amir Temur 박물관에서 보고 천문대의 존재와 사원의 코란과 그 의미, 심지어 타지마할모형과 글씨를 보는 순간 역사책에서 봤던 그게 우즈벡에 있었단 말인가! 하며 급 흥분해 버린 사건까지

가이드는 유적에 데려가서 여기가 뭐에요 한마디 하고, 나는 영어로도 잘 써있지 않은 안내 문구 등을 쳐다보며 대충 이게 뭐구나하고 짐작해야 하는 상황


쉽게 예를 들면 서울에서 경주까지 관광객을 델고가서, 천마총 앞에서 일단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입장권 쇼부치고, 들어와서 여기가 옛날 신라라는 나라의 왕 무덤이에요.

불국사 앞에서 안에 그냥 절인데 들어갈래요?

석굴암 가서 이게 옛날 석상인데 원래 사진 못찍는데 뒷돈주면 찍을 수 있어요... 찍을래요? 하는 것!


정말 잘 알고 가야 한다!!!

하지만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 어쩌고 나불거려놔도 우리나라 경주가 훨 낫다.

Amir Temur왕, 티무르제국? 좀 컸다뿐이지 시대로는 기껏해야 조선왕조 무렵이다.


결론으론 우리가 더 잘 만들었고, 더 보존이 잘 되어있다.

차라리 경주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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